Q. 사회적경제 허브센터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희 센터는 경상북도 안동에 있습니다. 경상북도에는 사회적 경제를 지원하는 중간조직이 2개가 있는데 모두 남쪽인 경산에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농촌 지역인 경북 북부 지역의 중간지원조직 필요에 대한 절실함이 있었고요. 그러던 차에 오랫동안 어르신 대상으로 장기요양 사회적 사업을 해왔던 저희에게 안동시로부터 요청이 있었고 내부적으로 논의 끝에 사회적 경제 중간지원기관으로서의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2019년도 경상북도가 북부권사회적경제지원센터로 인정하면서 사적 활동에서 공적 활동으로 전환되었습니다. 저희는 타 중간지원조직들과 다른 점이 있는데요. 첫 번째로 저희는 직접 사회적기업을 운영해본 경험이 있어서 사회적경제기업들의 현실과 요구를 잘 이해하고 있고요, 두 번째로는 시나 도 등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운영비를 전혀 지원받고 있지 않기 때문에 보다 자주적인 의사결정으로 지역 사회적경제기업들을 지원하는 기관이라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Q. 지역에서 사회적경제의 중간지원 조직으로 역할을 하고 계신데요. 사회주택 사업에 대해 알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저희가 지역의 사회적 경제 조직을 육성하거나 지원하는 동안 서울이나 수도권 또는 각 지역에서 오는 청년들이 지역에 안착하고 사회적 경제 조직을 만드는 일도 왕왕 생기게 됐고, 지역의 사회적 경제 조직에서 직원을 뽑을 때도 전국을 대상으로 인력을 수급하고 있습니다. 보수적으로 잡아도 지금 안동에만 대략 90명 이상, 경북 북부 지역으로 따지면 대략 150명 이상의 사회적 경제 관련 외지 청년들이 들어와 있는데 이 친구들 대부분이 원룸에서 생활하게 됩니다. 그런데 지방 소도시의 원룸이라는 것이 대부분 한 3~4개월 머물다 가거나 직업적으로 떠돌이 생활을 하다가 잠시 들러가는 곳들이 대부분이라 주거환경이 굉장히 취약해요. 그래서 우리 사회적 경제에서 일하는 청년들의 주거문제에 대해 고민하다가 자연스럽게 이 청년들을 위한 셰어하우스를 한번 운영해보는 것이 좋겠다는 마음에서 사회주택협회에 가입도 하게 됐고, 이번에 공고가 난 ‘LH 테마형 매입임대’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준비하고 있습니다.
Q. 사실 서울을 제외한 지역 같은 경우에는 임대료가 낮아서 장기 임대 운영을 해야 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요?
현재 안동의 경우 원룸의 주거 조건이 좋지 않은데도 대부분 월 35만 원에서 신축은 한 55만 원까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셰어하우스형 사회주택의 경쟁력이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특히 지역은 청년 인구 유입이 절실합니다. 한 예로 경상북도의 경우는 지난 10년간 인구가 소멸하고 있어서 출산 정책에 올인 했습니다. 어느 지자체 같은 경우 2천만 원씩 주고 출산 정책을 열심히 썼는데도 인구가 계속 줄어드는 거죠. 확인을 해보니 출산 정책을 통해서는 인구를 늘릴 수 없고 빠져나가는 청년들을 잡지 못하면 출산 정책은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경상북도가 이제 이해하게 된 겁니다. 그래서 수도권을 제외한 모든 지방 도시는 청년 인구 유입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지역 청년 인구 유입 절실...
사회주택 공급을 통한 주거 및 커뮤니티 인프라 제공 필요
특히 바로 옆 의성 지역에서는 ‘이웃사촌지원센터’라고 하는 곳을 통해서 수도권 지역의 청년들을 계속 유입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고, 거기에는 지자체, 경북도와 함께 이미 셰어하우스 형태의 주거를 지금 지어놓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저희도 사회주택 사업을 통해 지역에도 수요가 많이 있음을 좀 알리기도 하고 ‘충분히 운영할 수 있다’라는 모델도 만들어보고 싶어 앞으로의 활동을 열심히 계획하고 있습니다.
Q. 향후 운영하려는 사회주택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총 130세대, 6개 동으로 나누어져 있는 주상복합으로 생각을 하고 있고요. 1, 2층은 가능한 상가 건물로, 그 위쪽으로는 주택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입주민들은 크게 사회적 경제에 종사하는 청년들과 돌봄을 받는 지역 어르신들입니다. 그래서 상가에는 각각 청년, 어르신들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이나 관련 시설이 들어가고 맞춤형 프로그램이 운영돼서 어르신들에게는 사는 곳과 돌봄, 여가를 보내는 공간을 제공하고요, 청년들에게는 집과 직장 혹은 창업활동 공간 등 인프라들이 한 단지 내에 있음으로써 사회주택이 지역 사회적경제의 앵커시설로 운영되는 방향으로 구상하고 있습니다.
정책적으로는 안동시가 추진하고 있는 ‘안동형 일자리사업’과 협력하는 방식이 있는데요. 안동형 일자리사업은 연간 100억씩 10년간 1천억이 투자되는 사업이고, 사업의 핵심은 지역 일자리 창출을 통한 청년유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거기에 청년창업지원센터라든지 각종 청년 창업 인프라 등 여러 가지 논의가 되고 있는데 사회주택이 건설되면 청년들이 주거하는 상가 건물의 대부분은 아마 관련 기반 시설들이 들어갈 가능성이 굉장히 커지고요. 지자체와 지속해서 소통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회적경제 앵커시설로서 건설되는 사회주택
지자체, 지역사회와 긴밀한 소통 진행
Q. 앞으로 허브센터가 지역에서 사회주택 관련해서 어떤 역할을 해나갈 것 같으신지요? 특히, 센터의 장점과 연관 지어 계획이나 포부에 대해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저희 지역은 도농복합지역인데요. 안동소주 같은 경우, 기존 안동소주를 여러 주체가 새로운 관점으로 사업화를 진행해서 성공한 사례가 있습니다. 내용과 방식을 기존과 다른 관점에서 접근함으로써 완전히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가지게 되고 새롭게 탄생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거든요. 저희 지역의 사회주택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한 주거만이 아닌것이죠. 그래서 최종적으로 저희 센터는 사회적경제 인프라 시설들을 가지고 안동을 “사회적 경제 메가시티”라고 하는 사회적 경제 도시로 한번 만들어 나가는 게 저희의 최종 전략적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도권과 다른 새로운 관점을 통한 접근 필요
단순 주거를 넘어 새로운 모델 만들어 나갈 것
실제로 지역은 거점시설을 굉장히 필요로 합니다. 그래서 대규모 돈이 들어갈 수 있는 이런 거점시설이나 하드웨어 시설을 사회주택협회와 지역의 사회적 경제 조직들이 네트워크를 통해서 만들어낸다면, 그것도 수도권 지역이 아니고 지방에서 만들어낸다고 하면 굉장히 좋은 모범 사례가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요. 이런 사례들이 앞으로 사회주택의 나아갈 방향에 대한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힘쓸 생각입니다.
협회에 한마디...
"사회주택협회가 비로소 사회적 경제 영역에서 주택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다양한 시도들을 해나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주거문제나 의식주에 대한 문제를 우리는 함께 협력해서 해결해야 하는데 개인의 능력과 개인의 자산으로 그걸 해결하도록 국가가 방치해왔던 이 관행들을 한국사회주택협회가 가장 혁신적이고 핵심적인 활동들로 이 관행에 균열을 내고 있고 또 더 나아가서 지금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보입니다.
지금까지는 물론 수도권에 대부분의 사회주택이 공급됐지만 이제 대한민국 전체에도 이 움직임이 굉장히 소중하고 뜻이 있고 가치가 있다는 것을 증명해내는 일에 함께하고 싶습니다. 이미 협회를 먼저 만드셔서 활동했던 많은 선배들에게 존경의 인사를 드리고 저 또한 후배 회원사로서 선배 회원사들께 부끄럽지 않은 후배가 되도록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 일시 : 9월 17일(ZOOM 온라인 진행)
인터뷰 진행: 한국사회주택협회 김준호 팀장
한국사회주택협회(http://socialhousing.kr/)
※ 본 인터뷰의 내용은 협회 및 해당 조직의 공식 입장과 다소 다를 수도 있음을 밝혀드립니다.
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