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5/10일 기사>
-영등포 H아파트 논란…‘반대 현수막’ 제거
-주민들 반대 여전…청년단체는 천막농성
-강동구 성내동 등 청년주택도 반대 부딪혀
“영등포 이미지에 먹칠하는 5평짜리 임대아파트”, “빈민아파트를 신축하는 절차를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습니다.”
서울 영등포 H아파트 앞에 붙어 있던 플래카드들이다. 서울시와 정부가 청년들의 주거자립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청년임대주택이 들어선다는 소문이 퍼지자, H아파트 주민들이 거세게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주민들이 붙인 현수막과 나눠준 유인물이 온라인커뮤니티로 삽시간에 퍼졌다. 이에 청년유니온과 청년누리 등 청년 단체들은 청년과 관계된 포스트잇을 붙이는 등 반대 의사를 밝혔고, 텐트를 친 채 농성을 하는 경우도 눈길을 끌었다.
10일 현재 플래카드는 철거됐지만, 주민들의 청년임대주택에 대한 반대는 여전하다. 주민들은 ‘집값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임대주택 건설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아파트의 3.3㎡(1평)당 매매가는 최소 2146만원 이상이다. 최근 아파트 가격이 크게 인상하기도 했다.
인근 한 부동산 중개업자 A씨는 “H아파트는 인근에서 가장 가격이 비싼 아파트라서, 집값에 크게 예민한 곳”이라며 “인근에 지하철 역도 있고 구청도 있어서 집값 상승 요인이 충분한데, 뭐 하나라도 집값에 영향을 미칠까봐 우려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대개 말을 아꼈고 집값 문제를 아예 거론하지 않았다. 아파트 입구에서 만난 주민 A씨는 “꼭 집값이 문제는 아니다”며 “청년임대주택이 들어오면 한동안은 공사 소음에 시달릴테고, 지어진 뒤에는 사람 왕래도 잦아질텐데 그런 부분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유니온과 우리미래 등 청년 단체들은 인근에서 집회를 갖고, 천막농성을 하는 등 청년임대주택이 들어서는 곳 인근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주로 청년임대주택의 인식개선과 함께, 사회적 약자인 청년들의 처우 개선을 정치권에 요구하는 활동들이 주가되고 있다. 현수막 철거를 이끌어낸 것도 이들 단체들이다.
이들 청년 단체는 영등포 문제에 대해서는 이들 주민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최근까지 천막농성을 진행한 우인철 우리미래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청년들은 열악한 사회안전망 속에서, 자산이 아니라 생활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청년임대주택이 들어오면 인근 지역이 되레 활기를 띌 수 있다. 교통난 등 문제에 대해서는 협의를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우 기자 zzz@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