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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택 이야기 - 덴마크 코펜하겐의 노인복지주택

세계 사회주택
2019.02.28 19:00

덴마크 코펜하겐의 노인복지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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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덴마크 코펜하겐
"'만약 당신이 아프면 누구에게 가장 먼저 알리겠습니까?'라는 질문에 덴마크 사람들은 대부분 ‘커뮨(kommune·지방정부)’이라고 답해요." 

지난해 12월 코펜하겐에서 만난 교민 김수미씨는 "한국에서는 간병, 부양, 노후 문제 등을 모두 나, 배우자, 부모, 자식 등 가족 단위의 문제로 여기지만 덴마크에서는 나라에서 다 해주기 때문에 자식은 노부모 부양에 대한 의무감이 없고, 부모 역시도 18세 이상 자녀의 교육 및 생활 등에 대한 의무,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덴마크인 남편을 만나 자녀 2명을 둔 김씨는 "덴마크는 아이가 1순위인 나라이기 때문에 부모로서 임신과 출산, 육아에 드는 모든 비용이 무료라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심한 감기에 걸려도 여기는 비타민과 꿀을 먹고 이겨내는 식이지, 한국처럼 쉽게 약·항생제를 처방받지 못하고, 종합병원에 다니며 의료쇼핑을 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덴마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조세부담률이 2015년 기준 47%로 가장 높은 나라로 꼽힌다. 덴마크 정부는 세수를 교육, 보건, 육아, 노인 요양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복지에 주로 사용하고 있다. 의료는 중앙정부에서, 노인케어는 지방정부의 책임 하에 제공된다.
 
덴마크 코펜하겐 인근 프레데릭스베르에 위치한 한 노인복지주택에서 만난 트로벨(92)씨의 방. /허지윤 기자
◇ 노인들 ‘따로 또 같이’ 살며 ‘휘게(웰빙)’

덴마크 코펜하겐 서쪽 교외 프레데릭스베르에 있는 한 노인복지주택에 사는 트로벨(92)씨는 아내가 먼저 하늘나라로 떠난 뒤 집을 팔아 노인들이 모여사는 공동 주택으로 들어왔다. 

이곳에서 노인들이 함께 모여 살며 파티를 하고 수영, 공놀이, 춤 등 다양한 놀이와 치매 예방 프로그램을 하는 등 다양한 복지 서비스를 받는다.

트로벨씨는 "무엇보다 같이 어울려 살 수 있어 좋다"면서 노인복지주택 생활의 장점으로 휘게(Hygge)를 꼽았다. 노르웨이어로 ‘웰빙’을 뜻하는 단어에서 유래된 ‘휘게’는 가족·친구들과 단란하게 모여 있는 편안하고 기분 좋은 상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소박한 삶의 여유를 즐기는 라이프스타일을 뜻한다.

이곳에서 노인들은 각자 자기만의 공간에서 살지만, 다른 층에는 공동 카페와 복지·교육시설 등 공유 공간이 있으며 사회복지인력과 의료 인력 등 전문인력이 배치돼있다. 덴마크도 한국처럼 노부부가 살다가, 또는 홀로 살다가 거동 등 일상생활이 힘들어져 노인공동주택, 시설 등으로 들어가지만 주거의 형태와 내용은 6인실 규모로 천편일률적인 우리나라의 요양원과는 달랐다. 

노인들이 같이 모여 살기 때문에 우울증, 치매, 고독사 등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고, 의료진의 방문 진료도 한 번에 할 수 있다. 지방정부 등 공급자 입장에서도 복지서비스를 보다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 한국의 경우 노인 집집마다 찾아가는 노인장기요양서비스가 비용 대비 만족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는데, 이와 비교하면 덴마크의 ‘노인공동주택’의 경우 비용 대비 효과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노인공동복지주택 복토 한쪽에 거주 노인들이 함께 한 다양한 활동과 추억이 담긴 사진이 걸려있다. /허지윤 기자
◇ 덴마크도 탈(脫)시설, 커뮤니티케어 강화

덴마크에서는 노인의 건강상태, 환경에 따라 차별화된 주택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덴마크의 경우 1960년대 고령화율이 처음 10%를 넘어서면서 요양원이 급증했다. 이에 정부는 1987년 요양원 신규 건설을 금지하고 재택 서비스를 내실화하고 다양한 노인 주택을 구축하도록 추진했다.

코펜하겐시에는 44개의 요양시설(너싱홈)이 있으며 약 3350명이 입소해 있다, 평균 연령은 85세다. 20여 년 전에는 너싱홈 평균 재원기간이 길었지만, 현재는 최대한 요양시설 입소를 억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즉, 노인 복지를 ‘시설(공급자)’ 중심에서 고령자 주택을 통해 ‘노인(수급자) 중심’의 커뮤니티케어로 옮겨가는 방향이다. 코펜하겐시정부에 따르면 현재 65세 이상 6만2000명 중 1만2000명이 자신의 집에서 돌봄(홈케어)을 받고 있다. 

이러한 기조 아래 덴마크에서는 다양한 고령자용 주택 서비스 제도가 운용되고 있다. 24시간 요양 서비스가 제공되는 고령자 주택인 요양형 주택(프라이에보리)과 자립형 노인주택(엘더보리) 등으로, 그 형태와 기능이 다르다. 엘더보리는 고령자를 위한 아파트라고 볼 수 있으며 상주직원은 없다. 이곳에 사는 노인 수가 2016년 8만명을 넘어섰다. 
 
덴마크 노인복지주택 안에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물리치료사와 함께 재활운동 놀이를 하고 있다. 덴마크공과대학 플레이웨어 센터가 개발한 ‘모토 타일즈(moto tiles)’는 불이 들어오는 타일 형태의 전자식 재활운동보조도구로, 재활 효과와 근력·균형감 향상에 도움을 준다. 임상 연구에서 짧은 시간의 놀이로 공간인식, 인지기능 개선 등 뇌 기능을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허지윤 기자

 
표=박길우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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